삶의 역사가 깃든 앤티크의 멋을 깨닫다
삶의 역사가 깃든 앤티크의 멋을 깨닫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8.02.12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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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호흡으로 휴식하는 공간 '플로라 Flora'
▲ DS플로라 외부 전경

[시사뉴스타임 김수연 기자] 지난 1월 어느 추운 날 오후, 복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향한 곳은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앤티크 갤러리 DS플로라. 도착하자마자 이곳의 주인장인 김미영 대표가 우아한 미소로 반갑게 맞이했다. 갤러리 안으로 들어서면 본격적인 앤티크 컬렉션의 향연이 시작된다. 앤티크 가구뿐만 아니라 100여 년 전의 액세서리와 의류, 순수 미술품, 각종 소품까지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었고 어느 하나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 플로라앤티크 김미영 대표

앤티크를 즐기는 문화, 제대로 전달하고 싶어…
앤티크는 세월과 함께한 흔적을 통해 멋을 발휘한다. 대대손손 물려받은 가보로서 사람들 곁에서 100년, 200년의 시간을 이어간다. 골동품 수집이 취미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앤티크의 멋을 일찍부터 알았던 김미영 대표는 우리나라가 앤티크 문화를 제대로 향유하길 바라는 마음에 지난 2011년 플로라앤티크를 열었다고 한다. “20대부터 친구들이 옷이나 화장품을 살 때 오히려 저는 특이하고 좋은 앤티크 물건을 수집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점점 앤티크를 모으는 일만 할 게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앤티크를 즐기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앤티크 열풍이 한차례 불면서 많은 인기를 얻었지만,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일에 그치는 것에 대해 아쉬움도 있었고요. 그래서 이 앤티크 가구가 어디서 어떻게 왔고, 원래 용도가 무엇이었는지 충분히 그 가치와 역사를 설명해줄 수 있는 딜러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가 플로라앤티크의 문을 연 2011년은 앤티크 산업이 급속도로 하락세에 치닫는 때였지만, 오히려 그녀가 가져오는 물건에 무한한 신뢰를 보내고 응원하는 고객들이 있었기에 더욱 힘을 낼 수 있었다고 한다. 사업은 승승장구했고, 현재 이태원 앤티크 가구거리에 ‘플로라앤티크’ 제1, 제2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용인시 고기동에 앤티크 갤러리이자 문화 공간인 DS플로라를 열었다.

세월에 덧입혀지고 애정을 받으며 하나의 역사가 되는 것이 앤티크
단순히 오래됐다고 해서 앤티크인 것은 아니다. 소장 가치가 있을 만큼의 기능성, 심미성, 제작 기법의 특이성, 보존 상태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 앤티크의 가치가 결정된다. 당대에 만들어진 ‘시대품(period piece)’이 있는가 하면, 그것을 모방한 ‘재현품(reproduction)’도 있다. 김미영 대표는 시대품, 즉 진품만을 취급한다. 예전 그대로의 모습을 가진 물건을 들여오기 때문에 한국에서 복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보존되어 있는지도 꼼꼼히 따진다. 마지막으로 따지는 기준은 희소성. 김 대표는 1800년대 신문을 큰 값에 가져오기도 한다. 판매상품으로써 가치는 없지만, 오직 플로라에서만 볼 수 있는 물건들을 모으고, 고객들이 다른 국가의 옛 문화가 고스란히 담긴 앤티크를 보며 경험의 폭을 넓혀주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신문이나 잡지부터 주얼리, 의류, 가구, 순수 미술품까지 앤티크라는 범주의 모든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가 가져온 앤티크 작품을 보며 패션이나 가구 디자이너들은 그들에게 필요한 영감을 얻기도 한다고. 150년 전 손으로 한 땀 한 땀 수놓은 드레스에 빗대어 앤티크가 지닌 힘에 대해 설명하는 김 대표의 목소리에서 앤티크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뿜어져 나왔다. “앤티크는 사람을 멈추게 하는 세월의 힘이 있어요. 앤티크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시간이 필요해요. 오래 보면 볼수록 디테일이 보이고, 물건을 소중히 여긴 사람들의 애정과 지난 세월이 덧입혀져서 그 자체가 하나의 역사가 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지요.”

품격 있는 여성들의 앤티크 문화, DS플로라에서 꽃피우다
과거의 문화와 전통, 미학이 응축되어 세월이 지날수록 가치 있는 예술품으로 승화된 앤티크의 매력은 끝이 없다, 김 대표는 앤티크의 멋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문화 공간을 위해 DS플로라를 열었다고 한다. ‘DS’는 ‘여신, 고상한 여인’을 뜻하는 불어 déesse의 약자이다. 이태원의 플로라앤티크가 수백 수천 개의 앤티크 컬렉션으로 고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면, 이곳 DS플로라는 앤티크를 매개로 하여 기품 있고 우아한 여성들이 오로지 자신의 이름으로, 한 여자로서 서로가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계절이 바뀌는 모습을 조망하며 느긋한 휴식을 보낼 수 있는 문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오는 봄부터 예약제 티룸을 운영하여 시간과 정성이 깃든 티 세트를 대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DS플로라를 찾아온 분들이 여기서 머무는 시간 동안 ‘여자로서 행복했다’고 느낄 수 있게 품격 있는 여성의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향후에는 홍차 이야기, 미술사, 심리 치료, 대화법 등의 다양한 교양 아카데미를 운영할 계획도 두고 있다. 김 대표의 꿈은 플로라앤티크가 자신의 사업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패밀리 비즈니스로 확장되는 것이다. 실제로 이태원 매장은 올케가 운영하고 있으며, 언젠가 맞이할 두 아들의 아내, 손녀들까지 대대손손 이어져 신뢰할 수 있는 플로라앤티크로 발전되기를 희망한다. 김 대표는 앤티크를 제대로 즐기는 것이 결코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꼭 집 안 전체를 앤티크로 채우지 않아도 작은 소품 하나로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개인의 역사와 애정이 깃든 가구들을 대대손손 물려주며 그 속에 사랑하는 사람과의 추억을 가득 담았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이에요.” 수백 년 전의 물건이 지금까지 강한 생명력을 유지하는 데는 장인정신으로 공들여 만들고 집 안에서 귀하게 대하면서 대를 이어 물려준 덕분이다. 그런 삶을 살아온 앤티크를 더욱 소중히 여기는 것이 앤티크에 입문하는 첫 번째 과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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