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은산분리 규제완화…
인터넷전문은행 은산분리 규제완화…
  • 김민오 기자
  • 승인 2018.08.0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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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혁신 IT기업이 자본과 기술투자를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

청와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관련기관들이 나서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제완화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은 현재 상황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은산분리는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에 제한을 두는 제도다. 은행법상 산업자본은 의결권이 있는 은행 지분을 4% 이상 가질 수 없다. 다만 의결권 미행사를 전제로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으면 최대 10%까지 보유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은산분리 대원칙을 지키면서 인터넷 전문은행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을 넓혀줘야 한다"고 말하며, "인터넷 전문은행에 한정해 혁신 IT기업이 자본과 기술투자를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제도는 새로운 산업의 가치를 키울 수도 있고 사장해버릴 수도 있다. 저는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혁신은 속도와 타이밍이 생명이라고 늘 강조해왔다"며 "우리가 제때에 규제혁신을 이뤄야 다른 나라에 뒤처지지 않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역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문 대통령은 "인터넷 전문은행은 지난 1년 은행의 개념을 바꾼 새로운 금융상품과 서비스로 국민의 큰 호응을 얻었고, 금융권 전체에 전에 없던 긴장과 경쟁을 불러일으켰다"며 "그러나 인터넷 전문은행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도 금융시장에 정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규제가 발목을 잡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정부와 금융당국이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힘을 실으면서 업계의 시선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 카카오뱅크로 쏠렸다. 특히 케이뱅크가 은산분리 규제 완화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케이뱅크는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했지만 자본 확충에 실패하면서 대출 사업에 차질을 빚어왔다. 지난해 실시한 1000억원 규모의 1차 유상증자는 겨우 마쳤지만, 올해 5월 추진했던 1500억원 규모의 2차 유상증자는 300억원을 모으는 것에 그쳤다.

유상증자를 가로막은 것은 은산분리 규제였다. 케이뱅크의 실질적 대주주인 KT(지분 10%)가 산업자본으로 분류돼 추가 지분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20여개 주주사들이 기존 지분율을 유지하면서 증자에 참여하다 보니, 부담을 느낀 중소벤처 주주들의 이탈이 나타나기도 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는 자본이 부족해 대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대출 중단을 반복했다"며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실탄으로 신규 상품·서비스 출시를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카카오뱅크도 유상증자와 함께 기업공개(IPO)에 나서기가 더 용이해질 것"으로 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의 주가는 5.73% 상승 마감했다. 은산분리 규제 완화로 인한 성장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은산분리 규제 완화로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출현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인터파크와 네이버, SK텔레콤 등은 차기 인터넷전문은행 후보군으로 꾸준히 언급돼 왔다. 당초 금융위원회가 연내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를 적극 검토한다고 밝힌 만큼 이들 기업이 은행과 손잡고 제3, 제4의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신청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규제혁신이 핀테크를 4차 산업혁명시대의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정부 의지를 거듭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며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규제혁신은 은산분리라는 기본 원칙을 확고히 지키면서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일로, 규제방식 혁신의 새로운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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