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배제·거래중단…수출 기업 사회적 책임(CSR) 커진다
납품배제·거래중단…수출 기업 사회적 책임(CSR) 커진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8.12.06 15: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규모 가구업체인 ㄱ사는 지난해 미국 글로벌 유통기업에 납품을 준비하던 중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평가를 요청받았다. ㄱ기업은 150만원의 심사비용을 내고 CSR 평가를 받았으나, 외국인 근로자 숙소의 안전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납품이 무산됐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CSR 요구가 강화되면서 수출기업에 'CSR 비상등'이 켜졌다. 평가 점수가 낮은 기업은 납품배제·거래중단 등이 우려되는 가운데 수출 중소기업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이 국내 수출기업 120여개사를 대상으로 ‘수출기업의 CSR리스크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수출기업의 54%가 글로벌 고객사에 수출·납품 과정에서 CSR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를 받은 기업 중 19.1%는 "평가 결과가 실제 사업에 영향을 줬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협력사 선정 배제’(61.5%), ‘해결 후 조건부 납품’(38.5%), ‘납품량 축소’(15.4%), ‘거래중단’(7.7%) 등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CSR 평가를 받은 분야는 환경(93.8%)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은 안전·보건(83.1%), 노동(80%), 인권(75.4%), 윤리(73.8%) 등이었다. 향후 글로벌 고객사의 CSR 평가가 강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73.8%를 차지했다. 또 CSR 평가가 수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은 78.6%에 이르렀다.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은 “글로벌 기업들이 CSR 관리 범위를 1차, 2차 협력사까지 확대하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에게 비상등이 켜졌다”며 “이들 협력사들의 CSR 평가 결과에 따라 거래 중지, 계약비율 축소 등이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CSR 평가와 관련한 애로사항으로는 ‘서로 다른 인증과 중복 자료 요구’(59%)가 가장 많았다. ‘영업기밀 등 과도한 정보요구’(47.5%), ‘비용부담’(41%), ‘기업 특성에 맞지 않은 자료 요구’(37.7%), ‘대응시스템 부재’(36.1%)가 뒤를 이었다.  

CSR리스크 대응을 위한 정부 정책과제로는 ‘컨설팅과 교육 제공’(56.3%)이 가장 많이 꼽혔고, ‘필요한 정보 공유’(50.8%), ‘인증, 심사 등 비용 지원’(45.2%), ‘CSR 인증제도 신설 및 해외인증과 상호인정’(39.7%), ‘CSR 우수기업 인센티브 제공’(38.9%)이 뒤를 이었다. 

김녹영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 실장은 “대다수의 기업은 고객사의 CSR 평가 요구가 있기 전까지는 CSR을 스스로 관리하기가 어렵고,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제대로 대응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상의에서 최근 기업들 대상으로 세미나를 개최했고 정부에서도 관련 국제규범과 동향 정보를 제공해 기업의 인식이 확산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