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로 사람의 마음을 녹이는 남자
커피로 사람의 마음을 녹이는 남자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9.02.11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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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유명 스페셜티 커피 입소문…“사람다운 커피 만들죠.”

커피의 성지, 대구대구는 커피를 좀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커피의 도시이다. 그만큼 유명 커피브랜드나 커피전문점도 많다. 그중에 커피 매니아들의 종착역이라 일컫는 특별한 곳이 있다. 대구의 오래된 스페셜티 카페 커피맛을 조금 아는 남자(이하 커조남)’이다. 독특한 메뉴와 우수한 커피 맛,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오고가는 온기를 고스란히 담아낸 커피로 발길을 사로잡는다. 쉼 없는 노력 끝에 대구의 대표적인 커피 브랜드를 만든 남자, 김현준 대표. 진한 커피 향에 우러나온 그의 삶의 발자취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김현준 대표 (사진제공:커피맛을 조금 아는 남자)
김현준 대표 (사진제공:커피맛을 조금 아는 남자)

커피에서 삶의 위안을 찾다

김현준 대표의 인생에 처음부터 커피가 들어와 있던 것은 아니었다. 김 대표는 뼈가 쉽게 부러지는 골형성부전증을 가지고 태어나 휠체어를 타고 생활한다.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투지가 강했던 그는 지체 1급이란 장애를 딛고 남들보다 빨리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1살부터 IT업계에 몸담으며 직장 생활을 하다가 커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점심식사 후에 마시는 커피 한 잔이 제게는 잠깐의 여유이자 기분 좋은 휴식을 가져다주었죠. 제가 그랬던 것처럼, 언젠가는 꼭 내가 만든 커피로 다른 이에게 위로와 행복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가 29살이 되던 해, 김 대표는 그의 꿈을 실천에 옮기기로 한다. 수많은 카페를 돌아다니며 커피 내리는 법을 배우고 연구하며 노하우를 쌓았고, 여직원 한 명과 함께 남구 봉덕동 골목에 카페를 차렸다. 창업 자금은 회사를 나오면서 받은 퇴직금으로 마련했다. “카페가 서비스 업종이다 보니 제가 가진 장애가 작은 걸림돌이 된 적도 있었지만, 손님께 내는 커피 한 잔에 최선의 노력과 정성을 다하는 데에만 집중했습니다.” 핸드드립 커피는 물의 온도와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는 스타일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이에 김 대표는 고객 개개인의 취향과 입맛에 맞추는 데 힘을 쏟았다. 그가 내린 커피는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는 다리가 되었고, 점차 브랜드에 애착을 가진 단골 고객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손님들이 몰리면서 카페 규모도 확장해야 했다. 김 대표는 창업 1년여 만에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카페를 이전했다. 매장 면적은 330. 1년 여 만에 이전 카페보다 매출이 4배가량으로 늘었다. 커조남의 시작을 함께 했던 여직원은 그의 반려자가 되었다. 일부 고객은 그들의 결혼식에 참가할 만큼 끈끈한 유대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평균 경력 8년의 바리스타 11명이 커조남의 제 2의 가족이 되어 새로운 브랜드 역사를 그려가고 있다.

독창적인 바레이션 커피, 핸드드립 커피가 인기

커조남은 스페셜티 커피만을 엄선하여 내놓는다. 김 대표는 커피도 음식입니다. 착한 재료와 정성이 들어가면 맛있는 음식이 되듯이, 커피도 마찬가지라며 커피의 재료와 설탕시럽, 크림 등 모든 것을 수제로 만들고 있습니다. 또 저와 직원들은 매일 원두의 분쇄 굵기, 물 온도, 추출 속도의 변수를 파악하고, 직접 마셔보면서 맛있는 커피의 맛을 잡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커조남은 여러 가지 추출법을 고객의 기호에 맞게 사용하며, 자체 개발한 하우스블렌드와 독창적인 시그니쳐 음료들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바레이션 커피, 핸드드립 커피가 가장 큰 사랑을 받는다. 핸드드립 커피는 각 나라별 원산지 싱글커피로 현재 7~10개의 품종을 토대로 커조남의 스타일로 로스팅하여 판매하고 있으며, 원두판매 및 드립커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로마노 커피는 커피 본연의 맛과 레몬, 시나몬의 조합으로 여성들에게 큰 인기다. 잔 주위에 발린 레몬즙이 감칠맛을 극대화하여 중독성 있는 마법커피라고도 불린다. 카페오레는 우유를 머신으로 스티밍하지 않고, 밀크팬에 우유를 데워서 커피와 혼합하여 라떼와 완전히 다른 부드러움과 고소함을 느낄 수 있다. 이 외에도 커조남의 시그니처인 허니꼼빠냐, 고소한 아몬드 가루와 수제크림의 조화를 느낄 수 있는 아몬드 아마레또, 스페니쉬라떼, 플랫카푸치노 등 차별화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단골고객 취향 저격맛있음의 기준으로 커피를 내리다

김 대표는 단골 고객층이 두터운 비결에 대해 사람이 만드는 사람다운 커피를 지향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커피는 개인 취향에 따라 그 맛있음의 기준이 다르다. 때문에 커피 맛의 정답을 찾아가기까지의 여정은 복잡하고 많은 노력과 시간을 기울여야 한다. 김 대표와 8년 이상의 전문 바리스타들은 커피 맛의 절대 기준을 단골고객의 취향에서 찾았다. 원두 종류, 커피의 농도, 로스팅 기법 등 고객마다 다른 스타일에 맞춰 내오는 커피 한 잔에 고객의 마음이 녹을 수밖에 없다. 김 대표는 사람마다 맛있다고 느끼는 맛이나 좋다고 느끼는 향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입니다. 우리는 항상 고객들에게 커피는 맛있었는지, 서비스에 불편함은 없었는지 여쭤봅니다. 그래서 단골고객의 취향에 맞춰 가장 맛있는 커피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을 소홀히 하지 않고 끊임없이 커피를 테스팅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꾸준한 소통으로 고객의 취향과 선호에 맞춰 착한 재료와 정성, 깊은 감사의 마음이 담기면 가장 맛있는 커피가 나온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커피를 매개체로 성장하는 커피 복지를 꿈꾸다

커피맛을 조금 아는 남자1인칭이 아닌 복수인칭이다. 11명의 바리스타들은 김 대표의 가족이자 미래를 함께 열어갈 파트너이다. 김 대표는 사장만 독식하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이 업계에 정답일지 곰곰이 고민하게 되는 시기가 있었어요. 나를 믿고 짧게는 3, 길게는 10년 동안 곁을 지켜준 바리스타 가족들이 다 같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향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우선적으로 직원들에게 교육·바리스타·기획총괄 분야 팀장이라는 직책을 맡겼고, 이제는 단순 직원이 아닌 동행자로서 브랜드를 함께 키워가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커조남은 오는 3월 본점 인근에 직영2호점을 열 계획이다. 이곳 대표는 본점에서 8년간 일한 이호준 씨, 부대표는 7년간 일한 이창재 씨다. 김 대표는 곧 직영3호점도 오픈할 예정이라 귀띔했다. 물론 이곳에서도 커조남의 직원이 대표직을 맡을 예정이다.

커조남은 원두납품뿐만 아니라 창업컨설팅 및 바리스타 수업도 전개하고 있다. 본점에서 홈바리스타 클래스, 심화과정, 창업과정을 운영 중이다. 대구부산 신세계백화점 문화센터와 대구 현대백화점 등에서도 바리스타 교육을 한다. 커조남은 영화청각장애인, 꿈앤꿈 청소년창의센터에 바리스타 교육을 후원하고 있다. 김 대표 본인이 커피로 성장했던 것처럼 청소년들이 커피를 배워서 꿈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싶어서다. 김 대표는 커조남의 바리스타 가족들과 서로 의지하며, 어느덧 1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커피 복지를 통해 커조남이 받은 사랑을 많은 분께 되돌려주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처음 그가 커피를 내렸을 때, 사람들은 장애인이 커피를 한다는 모진 말과 날카로운 시선을 보냈다.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김 대표는 열정과 실력을 다해 만든 커피로 편견과 차별의 벽을 넘었다. 이제 그는 커피를 만드는 사람일 뿐이다. 더 나아가 커피에서 삶의 이유를 찾고, 꿈꾸는 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전하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일까. “앞으로 분점을 꾸준히 내서 가족 같은 카페 직원들을 대표로 만들어 주는 게 꿈입니다. 지금 저에겐 반려자와 5살 아들, 그리고 곧 태어날 딸이 있습니다. 비록 작은 몸으로 커피를 하고 숨 쉬며 세상을 살아가지만, 먼 훗날 가족들에게 당당한 아버지가 되고 싶어요. 그러면서 아빠는 커피 맛을 많이 알았던 것 같다라고 말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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