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 관찰로 빚어낸 ‘사람을 위한 공간’…공공건축의 이로운 가치를 일깨우다
섬세한 관찰로 빚어낸 ‘사람을 위한 공간’…공공건축의 이로운 가치를 일깨우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2.01.12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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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케이프 아키텍튼, 건축의 스펙트럼을 넓히다

올해 설립 8년 차를 맞이한 오-스케이프 아키텍튼(O-Scape Architecten, 소장 박선영)은 도시 리서치, 건축설계, 인테리어디자인, 가구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케일을 넘나들며 건축이라는 분야의 영역을 넓혀 왔다. 24년 경력의 박선영 소장은 끊임없이 경계를 허무는 도전을 시도하며 건축가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해 나가고 있다. 사람이 중심인 건축가, 박선영 소장은 사람을 닮고, 또 삶을 담아내는 공간을 만든다. 최근 공간의 공공적 가치를 높이는 데 힘을 싣고 있는 박선영 소장을 만나 건축 이야기를 들었다.

박선영 소장 (사진=오스케이프 제공)
박선영 소장 (사진=오스케이프 제공)

 

공공건축의 질적 향상에 기여해

박선영 소장이 건축을 바라보는 시선을 좇다 보면 건축가는 단순히 건물을 설계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선 어떤 환경의 어떤 공간에 있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삶과 사회를 더 이롭고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그녀가 말하는 건축가의 역할이다. 공공건축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박 소장은 국민의 소득 수준과 문화적·미적 가치에 대한 인식 수준이 향상되면서 공공건축에 대한 기대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좋은 공공건축물은 외적인 아름다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이용자의 다양한 요구와 수요를 명확히 알고 이를 충족하는 설계를 통해 공공적 가치를 공간에 풀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건축은 도시나 마을의 환경 수준과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나아가 다양한 교류가 이뤄지는 커뮤니티 장으로 활력있는 도시 조성에 기여하기도 한다. 이에 국토교통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해양수산부 등 정부 각 부처를 비롯해 전국 지자체에서는 공공건축물의 성공모델을 만들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쏟고 있다. 서울시 공공건축가이자 서울시 마을건축가인 박선영 소장은 건축가로서 사회적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BIOPHILIA 서울시 소셜벤처허브센터, 서울시 청년 일자리센터, 대치2동 주민자치센터 유휴공간 디자인, 서울시 사회적경제활성화센터 등 다양한 공공건축 분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서울시 공동체주택 정책 전문가로도 활동하며 공동체주택 활성화 및 시정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서울시로부터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중랑구 딩가동2번지 청소년커뮤니티센터 (사진=오스케이프 제공)
딩가동2번지-중랑구 청소년커뮤니티센터 (사진=오스케이프 제공)

 

중랑구 청소년을 위한 공간을 피어내다

마을의 건축 및 공간환경을 다루는 마을건축가는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장소중심형 공간개선사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한다. -스케이프 아키텍튼은 지난 2019년 서울시 마을건축가로서 중랑구의 도시 리서치를 시작했다. 박 소장은 면목동에는 초등학교는 많지만, 인근에 중·고등학교가 없어 중·고등학생 청소년들이 주로 버스로 통학을 하고 있다. 청소년들을 위한 전용공간을 만들어달라는 청소년과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하여 등·하교 길 주변 통학 동선 내에 있는 버스정류장 부근 면목천로에 청소년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스케이프 아키텍튼은 공간의 주체인 청소년들이 직접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사용자 참여 설계를 위한 디자인 워크샵을 진행해 청소년들의 솔직한 의견을 모았고, 이를 통해 핵심 디자인 언어들을 도출했다. 희망을 담는 공간 나무와 함께 우리가 자라는 공간 자연의 재료 우리만의 공간 우리 마을을 전망할 수 있는 공간 무대와 관중석 아늑하게 숨는 공간이 그것이다. 공간을 직접 사용할 청소년들의 의견이 설계 과정에서부터 녹아들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서울시 마을건축가 1호 신축프로젝트이기도 한 딩가동 2번지-중랑구 청소년 커뮤니티센터는 중랑구청과 건축가, 주민(청소년)이 손을 맞잡고 마을의 비어있는 녹지공간함께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박선영 소장은 청소년들의 통학 동선을 고려하여 위치를 신중하게 설정하고, 부지 환경에 따라 건축물의 기초를 전통 한옥 방식으로 설계하여 건축적으로도 실험적인 시도를 했다. 청소년들이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휴식과 커뮤니티 활동을 할 수 있는 딩가동 2번지는 현재 청소년들이 주도적으로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딩가동 2번지는 공공건축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인 우수한 사례로 인정받아 지난해 11‘2021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대상프로젝트 부문 최우수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사용자의 참여를 통한 프로세스를 주도적으로 진행하여 최종적인 공공디자인의 구현과 운영에 이르기까지 모범적인 사례로서 문화적 공공성과 완성도가 뛰어난 공간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딩가동 2번지는 지상 2층 연면적 88.6규모로, ·외부가 모두 목재로 만들어져 자연과 함께하는 나무집 같은 포근한 느낌을 준다. 1층에는 회의실, 영화감상, 보드게임 등 다목적 놀이공간이 있고 2층 다락공간에는 편하게 휴식하거나 유튜브를 제작할 수 있는 공간이 각각 들어섰다. 면목동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옥상정원에는 텃밭과 포토존도 마련했다. 지난해 6월에 개소하여 청소년의 쉼터이자 다양한 취미와 배움,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1113일에는 청소년들이 직접 나눔축제를 기획하여 중랑구 주민에게 다양한 체험거리를 제공하는 등 청소년 운영진이 공간사용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제안해 다각도로 운영하고 있다. 청소년 모두에게 열린 공간이자 청소년들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공간인 셈이다. 딩가동 2번지는 일상의 삶과 함께하는 따듯하고 아늑한 공간이 필요했던 청소년들에게 행복한 공간임이 틀림없다.

Flying Fairy 이태원 다가구주택 (사진=오스케이프 제공)
Flying Fairy 이태원 다가구주택 (사진=오스케이프 제공)

 

건축가의 시선으로 사람이 엮어내는 삶과 맞닿은 공간을 만들다

-스케이프 아키텍튼은 별내다가구주택, 세 항아리_된장공장공장장은~, Flying Fairy이태원 다가구주택 등의 주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도시적인 스케일에서 건축설계, 인테리어디자인, 가구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스케일을 넘나들되 건물의 용도와 특성에 맞춰 디자인의 균형감을 유지하는 건 오-스케이프만의 강점이다. 다양한 요건과 요구가 잘 어우러진 미학적, 기술적, 환경적, 사용적, 수익적인 모든 면에서 균형을 유지하여 머릿속으로만 그려왔던 건축주의 이상을 제대로 구현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오-스케이프 아키텍튼은 특별히 디자인 양식이나 색을 추구하지 않는다. 저마다 다른 특성을 갖고 제각각 자신만의 이야기로 엮어낸 삶을 이해하고, 그 속에 동화되어 세심한 관찰을 통해 발견한 디자인 모티브와 설계 방향을 실제 공간으로 창조하는 건축적 노하우는 오-스케이프만이 할 수 있는 독보적 영역이다. 박 소장은 필요에 따라 자신의 건축에 담긴 디자인 DNA를 가구로 전이시키곤 한다. 가구는 주거공간을 채우는 오브제이자 사람의 살결과 가장 맞닿는 공간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박 소장은 코로나19 이후 주거공간의 흐름에 대해 가변형 공간에 대한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 전망했다. 온라인 수업과 재택근무, 취미생활, 운동공간, 자기계발 공간 등으로 집의 기능이 다양화되기 시작하면서 집의 기본적 주거 기능에 다양한 부가기능을 얹은 레이어드 홈(Layered home)’이 새로운 주거 트렌드가 될 것이란 의견과 함께였다. 적극적인 가변형 벽체를 적용해 집에서 다양하고 변화하는 생활패턴을 실현할 수 있는 진보된 형태의 주거공간으로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오-스케이프 아키텍튼은 지난 2021년 하반기에 현상설계에서 당선된 국도42호선 횡성군 우천 새말문화 복합쉼터 조성사업의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박 소장은 매년 만나는 프로젝트가 달라지고, 그 결과가 성과로 이어지면서 오-스케이프가 그동안 걸어온 방향이 맞았다는 생각을 한다. 처음 건축을 시작했을 때의 가치관을 앞으로도 지켜가고 싶다. 좋은 건축가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어떠한 새로운 영역이든 건축가의 시선으로 항상 도전할 것이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서 긴 물줄기가 되고, 그 물줄기가 바다를 이루듯이 오-스케이프 아키텍튼의 좋은 건축을 향한 발걸음이 도시와 삶을 더욱 윤택하게 바꿔나갈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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